어제 학교에서 석박사통합과정 면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석달 가까이 옷장 안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던 정장을 꺼냈습니다. 다행히도 와이셔츠는 얼마 전에 드라이를 해 둔 상태였고 자켓도 그럭저럭 입을 만해 보이더군요. 준비를 마치고 기숙사에서 학교로 올 때는 자켓도 벗고 조금이라도 그늘이 진 곳만을 골라서 다녔습니다. 더위가 조금 가셨다고는 해도 낮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화창한 날씨여서 이걸 그대로 입고 갔다간 면접을 보기도 전에 땀범벅이 될 게 분명했으니까요. 사실 면접 중에도 혹시나 땀 때문에 낭패를 보진 않을까 해서 이틀 전부터 제한제(制汗劑)도 꾸준히 발라줬는데 그것도 약간 도움이 된 것 같네요.
면접실은 총 6개가 있었습니다. 면접조교의 안내를 받아 각 면접실을 돌면서 그곳에 계신 교수님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석사 면접과는 다르게 전공 지식에 대해 직접적으로 물어보시진 않았지만 대신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나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평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면접 자체는 금방 끝났고, 공격적으로 압박해오시는 분도 계셨지만 대체로 중립적이거나 우호적인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면접이 끝나고 나서도 홀가분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착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간과하고 있었던 (또는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제 자신의 문제점들이 제3자의 시각을 통해 한꺼번에 드러났기 때문이죠.
'내가 합격한다고 해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무사히 박사학위까지 받아서 졸업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로 자신감도 없어지고 스스로에 대해 회의가 들더군요. 원래대로라면 석사 논문을 내고 졸업할 시기인데 아직까지 별다른 연구 성과도 없고, 그러다보니 도피성으로 석박사 과정에 지원하게 된 건 아닌가 하구요. (면접 중에 어느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인데 사실 저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대학원에 입학한 이래로 자신의 무력함이 이렇게 안타깝게 느껴졌던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뭐, 지나간 일에 매달려 언제까지나 이렇게 침울해져 있을 수만은 없으니 빨리 떨치고 일어나야겠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찝찝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또 음주+폭식...-ㅅ-
순대국밥으로 저녁을 때우고 동네 중국집에서 탕수육에 소주도 한 잔 했는데 왠지 모자라서 결국 횟집까지 갔습니다. 슬슬 전어 시즌이라 저희도 전어회를 시켰죠. 그런데 주문이 잘못 들어갔는지 오징어회가 나온 거예요;; 사장님의 죄송함과 난감함이 가득한 표정을 보고 그냥 먹을까 하다가 왠지 아쉬워서 사장님께 살짝 징징댔더니 전어도 같이 썰어 주시더군요. 어쨌든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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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일이 ...
도움은 안되겠지만 힘내시길 바랍니다!!
넵, 말씀만으로도 기운이 나는 것 같아요^^
비밀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걸 발판 삼아 앞으로는 더 나은 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네요 :)